Sunday, June 9, 2013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시행 1주일과 혼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시행 일주일째인 9일 서울 영등포구 주택가의 한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수거함 주위에 일반 봉투에 담겨진 음식물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는 가운데 수거함엔 그냥 내다버린 음식물쓰레기들이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같은 날 서울 공덕동 한 아파트 단지의 음식물쓰레기 수거함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수거함 주변은 깔끔해 보였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검은 비닐봉지들과 음식물쓰레기들이 뒤엉켜 있었다. 수거함 곳곳에 붙어 있는 종량제 시행 안내 문구가 초라해 보일 정도였다.

↑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3동의 한 음식물쓰레기 수거통 주변에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채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이승환 기자>
아파트 경비를 맡고 있는 노희철 씨(52)는 "단지 내 음식물쓰레기봉투 사용률은 30~40% 정도"라며 "주민들 사이에서도 누구는 쓰고 누구는 안 쓰다 보니 종종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버린 양만큼 돈을 내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지난 2일 전국적으로 시행됐지만 지자체의 준비 미비와 홍보 부족으로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매일경제신문이 9일 서울 영등포구의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와 동행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동 6곳과 신길동 4곳 등 총 13곳의 쓰레기 수거함 모두 음식물쓰레기가 그대로 버려지거나 일반 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 한양환경의 김종배 부장은 "일요일엔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지 않기 때문에 토요일에 배출하면 안 되지만 주민들이 이를 악용해 쓰레기를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대체적으로 홍보가 많이 된 상가 주변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종량제 봉투 사용률이 90% 가까이 되지만 주택가나 공공용지 등은 제도가 덜 알려져서인지 사용률이 20~30%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종량제 시행 후 전용봉투 방식만 혼란스러운 것은 아니다. 현재 종량제 방식은 전용봉투 이외에 전용용기에 납부필증(스티커)을 부착하는 방식과 무선주파수인식(RFID) 시스템 등 세 종류다. 이 중 납부필증은 적용하는 지자체가 수요 예측에 실패해 주민들끼리 쟁탈전이 일어날 정도다.

송파구 삼전동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이 모씨(63)는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납부필증을 초반에 300장만 들여놨다가 금방 떨어져서 찾는 사람이 많은데 못 팔고 있다"며 "시행 초기라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주민 강 모씨(25)도 "이달부터 스티커 부착제로 바뀐다고 해서 이를 구입하려 슈퍼마켓 3곳을 다녀봤지만 허탕만 쳤다"며 "스티커를 못 구해 음식물쓰레기를 주말 내 집안에 모셔두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RFID 방식은 시스템 미비로 제대로 시행되는 자치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영등포구는 6일까지 자치구 내 아파트에 RFID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확인 결과 여의도는 아파트 16곳 중 8곳, 도림동은 4곳 중 3곳만 설치됐다. 지난 2년간 RFID 식별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던 강남구는 최근 자치구 내 아파트에서 RFID 식별장치를 아예 철수시켰다. 강남구는 2015년까지는 종량제 봉투 방식을 채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주민들의 변칙도 잇따른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 모씨(43)는 음식물쓰레기를 파쇄해 하수구로 그냥 버릴 수 있는 분쇄기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수박 4분의 1통만 먹어도 2ℓ짜리 종량제 봉투가 찬다"며 "차라리 분쇄기를 사는 게 비용이 덜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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